백일장, 사생대회 수상작

2024.06.18

BML2024 사생대회, 백일장 수상작

 

뷰민라 현장에서 감동과 재미를 모두 담은 글과 알록달록 재치 있고 퀄리티 있는 그림을 그리며 현장을 즐겨주신 모든 관객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5/11(토) 백일장 수상작

 

 

Surl레고 싶어

Ur 마음에 들고 싶어

R럽유

Love Surl

 

아티스트 이한빈(SURL) 심사평

 

 

지웠다가 다시 쓴 흔적에서

작가의 고뇌가 느껴집니다.

모든 문장에서 사랑이 표현된 글.

 

 

5/11(토) 사생대회 수상작

 

 

아티스트 오명석(SURL) 심사평

 

 

그림체를 보니 원래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 같아,

정말 잘생기게 그리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떠한 점에서 의도적으로 현대 예술처럼 그려진 게 인상적이네요.

그와 반대로 ‘미남이시네요’라는 한 줄까지 금상첨화입니다.

괴작이자 명작입니다.
 


5/12(일) 백일장 수상작

 

 

“지안아, 뛰어봐.”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우리 네 가족은 반지하로 이사했다. 신대방 1동 동신빌라 0.5층. 입구가 낮아 들어가려면 어린 나도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반쯤 가려진 창문은 제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였는데, 이유인 즉슨 햇빛보다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그림자를 주로 비추곤 했기 때문이었다.

이 열 평짜리 집이 우리에게 주어진 전부였다. 이삿날, 손 보태러 들르신 큰 엄마가 집을 보자마자 중얼거렸다. “애들은 한창 뛰어놀 나이인데…”

그걸 들으셨는지 그날 밤, 어머니가 무언가를 사오셨다. 플레이 스테이션에 연결해 쓰는 2만 5천원짜리 비닐 DDR 매트였다.

DDR 매트는 우리 남매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이었다. 거실에서 떡 하니 ‘범블비’나 ‘블루’ 등 노래에 맞춰 스텝을 밟을 자유가 생긴 것이다.

사실 반지하 집에 최적화된 놀이이기도 했다. 마음껏 뛰며 땅을 밟아도, 층간 소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가 있는 곳보다 더 낮은 층이란 없었으니.

그것은 우리 남매에 주어진 유일한 특권이자 유흥이었다. 작은 사각형 매트에는 동서남북으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는데, 나는 그 점도 마음에 들었다.

식구의 옷과 책상, 식탁으로 비좁은 거실임에도 마치 뻗어나갈 공간이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화살표를 밟으며 우리 남매는 정신없이 DDR을 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뛰어가다‘도, ‘뛰어오르다’도 아니고, 그냥 ‘뛰었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뛰었다. 제자리 걸음으로.

십 여 년이 흐른 지금, 뷰티풀 민트 라이프 공연을 보러 나는 올림픽 공원에 왔다.

그동안 새벽에는 신문지를 나르고, 저녁에는 밀린 대학 과제를 하며 사실 방송이나 공연 등은 제대로 챙겨보지도 못했는데, 이상하게 낯선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때 그 시절 반지하 집에서 오빠와 함께 DDR을 하며 ‘뛰던’ 그때처럼, 친구들과 흥겹게 공연을 즐기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반지하, DDR 매트, 뛰던 오빠와 나. 나는 오늘에서야 그 때 DDR을 사주셨던 엄마의 그늘 진 얼굴이 떠오른다.

비록 땅 속 깊숙이 묻힌 이 비좁은 집에서라도, 엄마는 언젠가는 벗어나 날아오를 날을 꿈꾸셨으리라.

하지만 세상과 너무 멀리 떨어져 좌우로, 상하로 그 어디로도 나아갈 수 없었던 그 곳이라, 엄마는 DDR 매트로 우리에게 뛰어오르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한참 뛰다 보면 언젠가는 땅 위를 걷거나, 뛰어오르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으리라, 믿으신 게 아닐까.

DDR 매트 위에 그려진 그 형광 빛 화살표를 밟던 그 때 그 날들처럼, 오늘 저 무대를 보며 나도 다시 한번 힘차게, 뛰어오르고 싶다.

 

아티스트 홍이삭 심사평

 

 

당신의 Stage Result “SSS"

 

 

5/12(일) 사생대회 수상작

 

 

아티스트 홍이삭 심사평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