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Story
mint paper
두꺼운 챕터를 정리하고, 미지의 페이지에 써 내려갑니다
“Next Pattern”
2007년 여름이었습니다. ‘민트페스타(mint festa)’ 포스터 귀퉁이에서 1년 넘게 볼 수 있던 ‘민트페이퍼(mint paper)’라는 이름이 웹사이트로써 비로소 실체를 들어냈던 시기가 말이죠.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 개최와 프로젝트 음반 ‘강아지, 고양이 이야기’ 발매 정보를 프론트에 내세우며 시작된 우리의 여정은 모든 것이 새로웠던 00년대, 익숙함이란 탄력으로 반복됐던 10년대를 지나, 공회전만 거듭 중인 역사적 시대 한 가운데에서 어느덧 15주년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민트페이퍼는 뭐 하는 곳인지, 뭐 하려고 만든 사이트인지 물어왔습니다. 페스티벌 주최사? 컴필레이션를 릴리즈 하는 음반사? 몇몇 아티스트이 속해있는 매니지먼트사? 그저 시작은 끝이 없을 하얀 설원에 작은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모두를 소구 할 수 없더라도 우리와 주파수를 공유하는 음악과 문화의 커뮤니티, 작은 포털, 책과 같은 웹사이트가 하나 정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그 기록들을 채워나가고자 했습니다.
끝 모를 터널 안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빛만을 관성적으로 좇았기 때문에 세상 가득 변화된 취향, 정서, 소비까지도 솔직히 마주할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금은 느슨하게 심연 아득히 부유하고만 싶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시대와 상황의 물음에 따라 민트페이퍼에도 좀 더 명징한 방향성을 요구 받기 시작했습니다. 마스크에 가려 그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는 불확실한 날들이 길어지면서 문득 좀 더 분명한 미래에 대해 스케치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민트페이퍼는 이제 겹겹이 채워진 유물을 자산으로 흥미진진한 변화와 스스로의 기회를 맞이하고자 합니다. ”
‘넥스트 패턴(Next Pattern)’은 바로 이러한 포부이고, 새롭게 그려갈 가까운 미래이자, 2022년 내내 펼쳐질 크고 작은 캠페인의 이름입니다. 새로운 민트페이퍼는 크게 세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줄기를 뻗어갈 것입니다.
첫 번째는 페스티벌(Festival)입니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 ‘뷰티풀 민트 라이프(beautiful mint life)’, ‘해브어나이스데이(Have A Nice Day)’, ‘카운트다운 판타지(COUNTDOWN FANTASY)’로 이어진 페스티벌들과 ‘민트페스타(Mint Festa)’, ‘어나더나이스데이(Another Nice Day)’, ‘라이브 아이콘(live ICON)’을 비롯한 꽤 많은 기획 공연들은 민트페이퍼를 가장 널리 알린 일등공신이자 브랜드의 중요성을 일깨운 가장 소중한 창작물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흐르며 난립과 복제가 과열됐고, 그 결과 예전만큼의 신선함과 차별성이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민트페이퍼는 다소 경계가 모호해진 자체 브랜드들의 아이덴티티를 다듬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만의 태도와 디테일로 대한민국 페스티벌의 원형을 구체화하여 해외에도 충분히 견줄만한 자격을 점차 만들어가겠습니다. 브랜드는 곧 자산이자 미래라는 생각으로 페스티벌 전담 팀을 구성 중이며, 이를 토대로 자체 브랜드뿐 아니라 외부 기업과의 컬러버레이션(기존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 오프루트 페스트, 서울숲 재즈 페스티벌 외) 역시 좀 더 확대할 계획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콘텐츠(Contents)입니다. 그동안 다소 평면적(사진과 글)이었거나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민트라디오) 방향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고 많이 선보이고자 합니다. 우선 15년의 시간만큼이나 수북이 쌓여있는 자료들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소위 IP라는 개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나름의 역사와 전통을 견지한 민트페이퍼는 남부럽지 않은 자료 부자인 셈. 페스티벌과 공연을 비롯하여 그 누구에게도 제공되지 않았던 영상들을 때로는 직관적으로, 또 때로는 기획을 통해 다채롭게 풀어내려 합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평소 지나쳤던 것들의 포착부터 기존 민트페이퍼의 질감을 넘나드는 과감한 시도까지 모색 중입니다. 당연히 민트페이퍼가 추구해온 웰메이드 음악들에 대한 방향성은 견지하면서도 (어차피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합소라는 것은 지겨울 정도로 알고 있으니) 외부 채널과의 협업, 더 나아가 음악 이외의 분야 확장 역시 열어놓고 살펴볼 것입니다. 참고로 ‘Next Pattern’ 캠페인의 일환으로 2022년 여름, 민트페이퍼가 기획과 투자에 참여한 첫 TV 프로그램(70분, 12부작 예정)이 방송될 예정입니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미디어로써의 기능을 하는 콘텐츠 제공자(Contents Provider)에 가까울 수 있겠습니다만, 업계 소식 전달과 프로젝트 모색 등 민트페이퍼 콘텐츠의 기존 기능들도 결코 놓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커머스(Commerce)입니다. 키워드로 쓰고 보니 단어가 주는 왠지 모를 엄청난 규모와 무게가 예상되겠지만, 우리가 익숙하게 이용하는 샵, 스토어, 사이트, 거대 기업과의 경쟁은 할 수도 없고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성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꽤 오랫동안 ‘민트샵(mint shop)’이란 이름의 소소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며 느꼈던 문제점과 방향성을 고민한 업그레이드 버전이 지금의 ‘민트페이퍼샵(MINTPAPERSHOP)’입니다. ‘다른 데에서는 보기 힘든, 흔하지 않은, 그 무엇을 만들거나 구해와서 판매하는 곳’, ‘모든 사람의 보편적 유행을 담기보다는 보다는 어떤 사람의 특별한 취향을 존중하는 곳’으로 읽히고 싶습니다. 우선은 가능성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그림, 일러스트, 디자인으로 채워진 아이템들에 집중 할 계획으로, 더 나아가서는 그들과 함께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같이 성장하고픈 포부가 있습니다. 언젠가 생각보다 샵이 꽤 잘된다면 ‘알아두면 요긴하고 몰라도 상관없는 특정 제품군의 콜렉션’, ‘밤낮으로 찾고 찾아 발견한 딱 여기 밖에 없는 옷과 음악들’ 등 스태프의 관심사를 총망라한 기획과 상품들을 잔뜩 쌓아놓고 싶습니다.
‘Next Pattern’이란 캠페인과 함께 익숙한 듯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는 민트페이퍼, 설명을 구하기 위해 참 많은 형용과 키워드까지 등판시켰지만, 결국 나아가고자 하는 핵심은 ‘좀 더 쓸모 있고, 보탬이 되자’라는 문장으로 귀결될 것 같습니다. 세상의 가본적 없는 시작은 창대하고 겹겹이 수수께끼입니다. 현상이 되어 마주하게 될 민트페이퍼의 다음 형태, 새로운 컬러, 놀라운 스토리가 여전히 궁금하다면, 조금만 여유를 갖고, 언제라도 함께 해주세요.